모든 일에 AI가 답은 아니에요. 정답이 하나인 일은 코드로, 답이 여럿이어도 되는 일은 AI로, 틀렸을 때 비용이 큰 판단은 사람에게 맡겨요. "AI로 해주세요"라는 요청에 코드로 답했던 이야기예요.
AI도 사람도 아닌, 코드가 답인 일
지난 글에서 AI가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을 나누는 기준을 썼어요. 사실 그 사이에 하나가 더 있어요.
얼마 전 한 부품 제조사에서 검증 프로젝트(POC)를 진행했어요. 요청은 분명했어요. 생산 스케줄을 AI로 자동으로 짜달라는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그런데 끝내고 보니, 그 안에서 AI가 한 일은 생각보다 적었어요. 핵심은 정해진 규칙대로 틀림없이 계산하는 룰베이스 코드였거든요.
이유는 단순해요. 생산 스케줄은 숫자가 정확히 나와야 하는 일이에요. AI는 그럴듯한 답을 만드는 데 강하지, 매번 똑같이 정확한 답을 내는 도구가 아니에요. 요즘 유행하는 에이전트 같은 것들도 이 프로젝트에는 거의 필요가 없었어요.
기준은 하나예요 — 정답이 하나인가, 여럿인가
지난 글의 제조·유통사를 기억하시나요. 재입고 문의의 약 95%를 AI가 받게 했던 곳이요. 그 일이 AI에 맞았던 이유는 답의 표현이 유연해도 되기 때문이에요. 같은 질문에 상담사마다 조금씩 다르게 답해도 아무 문제가 없죠.
반대로 생산 스케줄, 재고 수량, 정산처럼 정답이 하나뿐인 일에 AI를 쓰면 언젠가 틀린 숫자가 나와요. 이런 일은 코드가 맞는 도구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 정답이 하나인 일은 코드로.
- 답이 여럿이어도 되는 일은 AI로.
- 틀렸을 때 비용이 큰 판단은 사람에게.
대표님이 쓰실 수 있는 질문 하나
AI 도입 제안을 받으셨다면, 이 질문 하나면 돼요.
"여기서 AI가 실제로 하는 일이 뭔가요?"
분명한 답이 안 나오면 의심하셔도 돼요. AI를 팔아야 하는 쪽은 어디든 AI를 붙일 곳을 찾아내거든요. 저는 반대로 가려고 해요. 문제를 먼저 보고, 답에 AI가 없으면 없다고 말씀드려요. 제안서를 접었던 것도, 이번에 AI 대신 코드로 답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질문이 "AI로 뭘 할까"가 되면 답이 산으로 가요. "뭐가 문제인가"에서 시작하면 답에 AI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게 정상이에요.
다음 이야기
그런데 문제를 제대로 정해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남아요. 직원들이에요. 자동화를 하려고 일을 물어보면 "내 암묵지인데 왜 알려줘?"라며 방어적으로 변하는 순간이 오거든요. 직원들이 자동화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로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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