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사례6분 읽기

AI가 렌즈 사진을 자꾸 오판했다 — AI가 잘하는 일, 사람이 잘하는 일

정해성 (Jason)

제안서를 접은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그럼 AI는 어디에 붙여야 하나.

상담자 3명이 엑셀을 보고 복사-붙여넣기를 하고 있었다

콘택트렌즈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회사였습니다. 고객 문의가 들어오면 상담자 3명이 엑셀을 찾아서 복사해 붙여넣고, 재고를 조회해서 답하는 구조였어요. 3명의 경험과 역량은 제각각이고요.

이 회사엔 특수한 사정이 하나 있습니다. 렌즈는 의료법상 자택으로 배송할 수 없고 근처 안경점에서 수령해야 합니다. 그러니 배송 문의와 재고 문의가 쏟아집니다.

도입 전 고객들은 화가 나 있었습니다. 답변은 느리고, 4명이 처리할 수 있는 양엔 한계가 있고, 이분들도 퇴근은 해야 하니까요.

AI에 넘긴 것: 재입고 문의 95%, 배송 문의 70%

챗봇을 만들어 재입고 문의는 약 95%를 AI가 처리하게 했습니다. 사람은 그중 진짜 특수한 케이스만 응대합니다. 배송 문의는 약 70%를 AI가 맡고, 안경점 관련 문의 같은 나머지만 상담자가 받습니다.

여기까지면 흔한 자동화 성공담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다음입니다.

AI가 자꾸 오판한 것: 렌즈 사진

환불 건도 AI가 처리할 수 있었는데, 렌즈는 아주 작잖아요. 고객이 사진을 찍어 보내면 AI가 자꾸 오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일은 사람에게 남겼습니다. "이런 부분만 사람이 하세요."

100%를 자동화하겠다고 밀어붙였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환불 판정을 AI가 틀릴 때마다 고객 신뢰가 깎이고, 그걸 수습하는 건 다시 상담사의 일이 됐을 겁니다. 자동화율 숫자는 올라가는데 현장은 더 힘들어지는 거죠.

💡

기준은 단순합니다. 반복되고 패턴이 있는 조회는 AI, 틀렸을 때 비용이 큰 판단은 사람. 어디까지 자동화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멈추느냐가 설계입니다.

결과: 상담사 업무 70% 감소

이렇게 나누고 나니 상담사들의 업무가 70% 줄었습니다. 도입 직후 현장 표현은 "거의 반은 준 것 같아요"였고, 실제 처리량으로 재보니 그보다 더 줄어 있었어요. 화가 나 있던 고객들의 욕도 사라졌습니다. 답이 빨라졌으니까요.

이 프로젝트에서 제가 배운 건 사실 이 회사 대표님의 의뢰 동기였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고 싶다가 아니라, "직원들이 너무 고생한다, 그 시간을 줄여주고 싶다"였어요. 직원들이 편해지면 상담을 더 잘하게 되고, 자부심을 느끼는 일에 시간을 쓰게 되고, 그게 결국 회사 매출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 아니냐 — 대표님이 먼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지난 글에서 쓴 문장, 기억하시나요. AI 자동화는 매출에 직결되지 않지만 직원의 시간을 돌려주면 선순환이 생긴다. 그 문장의 실제 사례가 이 회사입니다. 어떤 순서로 나눴고 70%를 어떻게 쟀는지는 L 컬러렌즈 제조·유통사 AI 도입 사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AI가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을 나눴는데, 사실 그 사이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AI도 사람도 아닌, 코드가 답인 일. "AI로 해주세요"라는 요청에 코드로 답하게 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제 뉴스레터에 실었던 글을 다듬은 것입니다. 이런 현장 이야기를 메일로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귀사 업무 중에 "이건 AI가 자꾸 틀릴 것 같은데" 싶은 일이 있다면 상담 신청으로 알려주세요.

#CS 자동화#AI 챗봇#고객 응대#AI 자동화#분업 설계

정해성 (Jason Jeong) · 스냅플러그 대표

코드 한 줄 모르던 비개발자로 시작해 지금은 중소기업·1인 기업의 AI 자동화를 직접 구축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는 비개발자의 AI 자동화 도전기에 적었고, 실제로 만든 것들은 도입 사례에 계약 기록 기준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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