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서가 안 오는 비용 — 반복 업무의 숨은 인건비
이번 달 사무실 전기요금이 30만원 나왔습니다.
고지서를 보자마자 에어컨 온도를 1도 올렸어요. 5분도 안 걸린 결정이었습니다. 뭔가 아낀 것 같아서 좀 뿌듯했고요.
그게 왜 웃긴 짓이었는지는 얼마 뒤에 알았습니다.

3만 3천 건을 손으로 친 회사
컬러렌즈를 만드는 회사 대표님이 첫 미팅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고객 대응을 저희 직원 3명이서 일일이 다 수동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
직원 65명 회사에서 CS는 세 명이었습니다. 채팅으로 들어온 문의를 엑셀에 복사하고 붙여넣고, 퇴근하면 아무도 못 받고요. 그렇게 쌓인 상담이 3만 3천 건이었습니다. (사례 전문)
저는 30만원짜리 고지서를 받고 5분 만에 에어컨을 올렸는데, 이 회사는 3만 3천 건을 손으로 치면서 몇 년을 보냈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어요.
전기요금은 고지서가 오는데, 사람 시간은 고지서가 안 옵니다.
그런데 새는 방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몇 달 전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겪었습니다.
이삿짐 보관하는 회사에 갔어요. 고객상담 AI 팀원을 만들어달라고 하셔서 갔는데, 가보니 상담 툴이 이미 깔려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요. 그것도 잘 갖춰놓고.
아무도 안 쓰고 카톡으로 상담하고 계셨습니다. (사례 전문)
저희가 만들어 넘긴 뒤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한 달 무상 기간에 들어가 봤더니 또 안 쓰고 계시더라고요. 불편하면 다 고쳐드린다고 했더니 돌아온 말이 이거였습니다.
"직원들이 그걸 안 바꾼대요."
링크 하나만 바꾸면 되는 거였습니다.
이건 앞의 경우와 반대입니다. 고지서는 매달 오는데, 아무도 그 값을 쓰지 않는 것.

회사에서 돈이 새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 고지서가 안 오는 비용 | 고지서는 오는데 안 쓰는 것 | |
|---|---|---|
| 정체 | 사람 시간 (반복 업무) | 결제만 되는 도구·시스템 |
| 왜 안 보이나 | 청구서가 없어 계산해본 적이 없다 | 매달 나가지만 금액이 작아 넘어간다 |
| 찾는 법 | 반복 업무 하나를 시간으로 재본다 | 지난달 결제 목록을 열어본다 |
둘 다 눈에 안 띈다는 게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둘 다, 한 번 세어보면 바로 보입니다.
오늘 5분이면 되는 것
먼저 쉬운 쪽부터 하시죠.
① 지난달 카드·계좌에서 나간 구독 결제를 쭉 훑어보세요. 이름은 아는데 지난주에 열어본 기억이 없는 게 있으면 그게 후보입니다.
② 매일 반복되는 일 하나를 고르고, 하루 몇 시간인지 세어보세요. 그리고 22를 곱하고, 그 일 하는 분의 시급을 곱합니다.
②가 귀찮으시면 계산기를 만들어뒀습니다. 업무 하나만 넣으면 한 달에 몇 시간, 얼마인지 나옵니다. 100% 무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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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에어컨 1도는 5분 만에 결정했는데, 매일 두 시간짜리 일은 몇 년을 그냥 뒀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부터 아끼게 되는 건 사람이라 그런 것 같아요. 다만 한 번 세어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보입니다.
세어보고 나온 숫자가 생각보다 크다면, 그 일이 자동화가 되는 일인지부터 걸러보세요. 기준은 업무 자동화 어디부터 시작할까에 세 조건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아낀 시간을 어디에 다시 쓸지 — 그게 진짜 중요한 질문인데 — 는 그래서, 회사는 커졌나요에 적었습니다.
P.S. 전기요금 30만원은 실화입니다. 에어컨은 지금 다시 내렸습니다.
정해성 (Jason Jeong) · 스냅플러그 대표
코드 한 줄 모르던 비개발자로 시작해 지금은 중소기업·1인 기업의 AI 자동화를 직접 구축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는 비개발자의 AI 자동화 도전기에 적었고, 실제로 만든 것들은 도입 사례에 계약 기록 기준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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